처음 평가위원이 되셨다면 — 규정이 요구하는 것들
평가위원으로 처음 위촉되면 당일 무엇을 하는지보다 뭘 잘못하면 안 되는지가 더 막막합니다. 조달청이 대행하는 사업은 그 답이 규정에 적혀 있습니다. 「조달청 협상에 의한 계약 제안서평가 세부기준」(2026. 1. 26. 시행)에서 평가위원에게 직접 걸리는 조항만 추렸습니다.
평가 시작 전에 내는 것들
세부기준 제5조 제1항은 평가집행자가 평가 시작 전에 위원에게 받아야 할 것을 정합니다. 위원 입장에서는 그날 제출해야 할 목록입니다.
- 평가위원 유의사항 확인
- 실명과 계좌번호 인증
- 평가위원 자격 자기확인 및 평가지침 준수 각서
- 사전접촉 여부 확인서
-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
계좌번호를 그 자리에서 넣어야 하니 미리 확인해 가시면 편합니다.
이럴 땐 스스로 빠져야 합니다
제5조 제2항의 제척·회피 사유입니다. 해당하면 즉시 위원장과 평가집행자에게 알리고 스스로 그 안건을 피해야 합니다.
- 작년 1월 1일부터 지금까지 그 업체의 용역·자문·연구를 수행한 경우. 하도급으로 참여한 것도 포함됩니다.
- 본인이나 소속 단체가 그 사업의 이해당사자가 되는 경우. 다만 발주 담당 직원을 뺀 수요기관 소속 직원은 여기 해당하지 않습니다.
- 최근 3년 안에 그 업체에 재직한 경력이 있는 경우.
평가가 끝난 뒤에 위반이 발견돼도 계약담당공무원이 평가위원 관리부서에 통보하게 되어 있습니다. 애매하면 미리 말씀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몇 명 빠지면 평가가 무산되나
평가위원회 정족수는 구성기준의 3분의 2 이상입니다(제3조의3).
구성기준은 사업 금액으로 정해집니다. 1억 원 미만은 8명, 1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은 8명 이상, 50억 원 이상은 9명 이상입니다. 대형 소프트웨어사업과 대형 실물모형사업은 12명 이상입니다.
8명짜리 위원회라면 6명이 정족수입니다. 두 분까지는 못 오셔도 평가가 열립니다. 세 분이 빠지면 연기됩니다. 이때는 위원 교섭과 선정을 처음부터 다시 합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제3조의3 제2항은 최종 결과를 인정하는 정족수도 같다고 정합니다. 시작할 때 채웠어도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중간에 자리를 뜨시면 그날 평가 전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정족수 미달로 평가가 연기되면 헛걸음이지만 수당은 나옵니다. 5만 원과 오프라인 평가 가산금입니다(제15조 제4항).
업체가 연락해 오면
제안서를 낸 업체 쪽에서 연락이 오는 일이 있습니다. 규정은 이걸 정면으로 다룹니다.
구매규격 사전공개일부터 평가일까지 입찰자나 그 하도급자의 임직원이 평가위원을 사전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면, 그 업체는 종합점수에서 5점을 감점받습니다(제14조의2). 규정은 접촉을 「SNS, 문자, 이메일 등을 활용해 의도적으로 평가위원에게 입찰자를 인식시키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위원 입장에서 알아 둘 대목은 제2항입니다. 사전접촉 사실을 신고한 평가위원도 그대로 평가에 참여합니다. 신고했다고 그 자리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연락을 받으셨으면 그냥 신고하시면 됩니다.
평가장에서 하지 말라는 것들
별표 2 「평가위원 유의사항」입니다. 규정에 열여덟 가지가 적혀 있는데, 전부를 관통하는 한 문장은 순수한 채점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 평가장 분위기를 이끌려 하지 않기
- 표정으로 찬성·반대를 드러내지 않기
- 자기 지식을 전달하거나 과시하지 않기
- 가르치려 하지도, 배우려 하지도 않기
- 위원끼리 상의하거나 협의하지 않기
- 옳고 그름을 말이 아니라 점수로 가리기
- 발표자에게 면박이나 무안을 주지 않기
- 정답이나 오답을 유도하지 않기
- 미루어 짐작하거나 축소·확대 해석하지 않기
- 제안서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고치려 하지 않기
- 심사가 끝나기 전에는 개인 용무를 자제하기
- 평가가 끝난 뒤 자기 평가 내용을 밝히지 않기
전문가로 불려 간 자리라 아는 것을 말하고 싶어지는데, 규정이 막는 게 정확히 그 지점입니다.
비방을 발견하면
제안서나 발표에 다른 업체를 비방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평가위원 과반수가 판단하면 그 업체는 최종 기술능력평가 점수에서 0.1점을 감점받습니다(제10조의9). 차등점수제를 쓰는 평가라면 원 기술능력평가 점수에서 깎습니다.
한 사람의 판단으로 되는 게 아니라 과반수가 필요합니다.
이 규정이 안 걸리는 공고도 많습니다
여기까지는 조달청 지침입니다. 조달청이 계약을 대행하는 사업, 계약예규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기준」을 따르는 계약에 적용됩니다.
시청·군청·교육청이 자기 예산으로 직접 발주하면 지방계약법과 행정안전부 예규를 따르고 세부 절차는 그 기관의 조례나 규칙으로 정합니다. 심의위원회·자문위원회는 아예 다른 조례를 따릅니다.
그래도 큰 틀은 비슷합니다. 제척·회피, 사전접촉 금지, 평가 내용 비공개는 어느 기관에서나 요구합니다. 세부 숫자만 기관마다 확인하시면 됩니다.
규정 전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조달청 협상에 의한 계약 제안서평가 세부기준」으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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